- 대한통합암학회 학술이사
- 한국유엔봉사단 의료연구원장
- 아주대학교 부속 대우병원 소화기내과과장 역임
- 경희의료원 교육병원 통합암치료센터장 역임
- 주)이엠컴퍼니 대표이사
나는 코로나가 무섭지 않다.
마스크 없이 코로나 확진된 사람과
대화를 한다고 해도 무섭지 않다.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들 앞에서 무서운 척 해야만 하는
이 당황스러운 현실이 무섭다.
수없이 많은 감염 환자를 치료한 의사로서
의학적으로 옳은, 과학적으로 분명한
사실을 표현할 수 없는 이 사회가 무섭다.
언제쯤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감기 걸리지 않게 건강관리 잘 하라고...
감기 걸려도 걱정하지 말라고...
나이 어릴수록 더 걱정하지 말라고...
올 해 빨간 드레스 입은 김희선을 안다면,
내년 파란 드레스 입은 김희선을 모를까?
이미 수십년 보고 알고 지낸 김희선이
옷을 조금 바꿔 입는다고 못 알아볼까?
축구 골대 그물에
만약 골프공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테니스 공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골대를 두 개 놓고
골프공을 던지면 어떻게 될까?
내가 정말 싫은 건
전혀 볼 필요 없는 것을
수많은 공포로 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영세 업자들이 월세 압박에 문을 닫으면,
결국 모두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나올 것이고,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더 막막해질 것이다.
그 중에는 아기 분유라도 훔치고 싶은
사람들도 생길 것이고
그나마 힘들 때 찾아가서
술 한 잔 기울이며 가슴 달래던
작은 가게들이 사라질 것이다.
여기저기서 길거리에 떨어질 돈이 많다는데,
길에서 주운 돈은 말 그대로
주운 돈 수준으로 밖에는 쓸 수가 없다.
어디서도 누구에게도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말할 수도 밝힐 수도 없음이 너무 무섭다.
내가 다행인 건 오로지 하나.
나는 코로나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