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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논객도 비판, 우리나라에 10개 방송뉴스 채널, 그야말로 코미디

가디언이십일 2011. 1. 7. 22:55

보수논객도 비판, 우리나라에 10개 방송뉴스 채널, 그야말로 코미디
이상돈 “종편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신문사들 용기 가상하다”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국영방송은 국영방송대로 정권이 장악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경쟁해서 살아남으라는 정부도 정부이지만, 그런 상황을 감수하고 불나방처럼 뛰어든 신문사들의 용기가 가상하다”고 조선ㆍ중앙ㆍ동아ㆍ매일경제를 힐난했다.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
 

이 교수는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종편’ 전성시대?>라는 칼럼을 통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KBS, MBC, SBS 기존 3사가 있는데 4개 종편 사업자가 더 생기는 것은 너무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새 종편 사업자로 인해 기존 방송사가 영향을 받을지, 또는 신규 사업자가 자멸할지, 또는 아예 공멸할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국영방송이 보다 슬림해 지고 공정해 진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런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예상대로 4개 신문사가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보수일색’이라고 비난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보수’는 언론사가 갖고 있는 일종의 성향이지, 중요한 사실을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왜곡하는 언론이 ‘보수’일수는 없다”고 ‘조중동’에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해 3월 기자협회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4대강 사업으로 반만년 우리 역사와 함께했던 4대강의 자연과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고, 정부가 엄청난 돈을 들여 홍보를 했음에도 국민의 3분의 2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으며, 천주교와 불교가 교단 차원에서 반대 뜻을 분명히 한 것도 전에 없던 일”이라며 “이 정도 논란이 있는 4대강 사업이라면 그 사업의 당부당(當不當)을 떠나서 신문은 자주 보도해야 마땅하나 ‘보수신문’이라는 몇몇 신문은 ‘4대강’을 아예 다루지 않는다”고 비난한 바 있다.


또 “남한강에서 공사를 하다가 오염사고가 나고 주변의 멸종위기종자의 서식지가 파괴되어도, 낙동강에서 오염된 퇴적토가 나와도 기사 한 줄이 없고, 착공을 하고도 준설토를 쌓아 놓을 곳이 없어서 공사가 중단됐다거나,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해 유기농가를 철거하기로 했다는 사실도 보수신문들에는 기사감이 안 된다”며 “4대강 사업 자체가 사실상 운하라든가, 또는 4대강 사업이 경제성이 없다는 논의도 이 신문들에선 찾아 볼 수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었다.


이번 칼럼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참지 않았는데“미디어의 오피니언은 보수일 수도 있고 진보일 수도 있으나, 문제는 사실 보도를 제대로 하느냐는 것인데, 사실 제대로 된 ‘보수 성향’의 종편 방송이라면 나부터 그것을 보고 싶다”며 “미국의 히스토리 채널, 디스커버리 채널 같은 정통 교양프로에다 정치적으로 왜곡되지 않은 뉴스와 토론프로를 가미한 채널이라면 말이다”라고 조중동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1996년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뉴스인 ‘폭스뉴스’가 처음부터 보수색깔을 내놓고 시작해서 시사대담 프로에선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례를 들며, “새 종편의 뉴스가 어떤 모습이 될지도 알 수 없지만, 종편이 네 개가 한꺼번에 물폭탄처럼 새로 쏟아져 나오는 경우는 전례가 없어서 예측을 무색하게 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이어 “저녁 뉴스를 보는 계층은 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연령층인데, 이들을 상대로 기존 공중파 4개 채널, 신규 종편 4개 채널, 보도 전문 2개 채널이 저녁 뉴스를 내 보내봤자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나라가 넓어서 뉴스거리도 많고 또 세계의 뉴스를 함께 만들어 보내는 미국도 방송 뉴스는 3개 네트워크와 CNN, <폭스 뉴스>, MSNBC 정도인데, 우리나라 사정에 10개 뉴스는 그야말로 코미디”라며 “더구나 정권에 불리한 사실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고, ‘땡전 뉴스’를 되풀이하기 마련인 방송이 무슨 재주로 시청률을 높인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다수의 종편 사업자를 선정한 방송통신위원회를 질타했다.


또 그는 “장기적으로 밤 9시 뉴스는 은퇴자와 연금 생활자들이 주로 보는 뉴스가 될 것이라서 이제는 광고 효과도 의문”이라며 “광고 규제를 풀면 미국처럼 비아그라와 관절염 약 광고가 저녁 뉴스에 많이 나오게 돼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끝으로 이 교수는 “기업규모로 보면 매출이라고 해야 중소기업 수준 밖에 안 되는 신문사들이 너나없이 방송에 뛰어 드는 것도 전에 없던 일이고, 특히 태생부터 ‘정권과의 유착’이란 주홍글씨를 찍고 나온 종편은 다음 정권 때 역풍을 맞지 않겠나”라고 진단했다.

 

정창곤 기자 oldp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