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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를 강제당한 인간 보이체크

가디언이십일 2017. 4. 19. 17:57

 


독일의 천재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유작으로 유명한 '보이체크'가 오랜만에 대학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토모즈팩토리는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생 극단 중 하나이다

 

 

                                                   포스터 (제공:토모즈팩토리)

 


. 지난 해 '사물의 안타까움성'이라는 연극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인정받았다. 이번 '보이체크'는 토모즈팩토리의 신작으로, 토모 쯔카구치 연출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배우들간의 밀도 높은 호흡으로 또 한 번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일의 천재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유작으로 유명한 '보이체크'가 오랜만에 대학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토모즈팩토리는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생 극단 중 하나이다


토모즈팩토리는 <햄릿:RELOADED>(2012), <바냐 아저씨>(2016)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희곡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우리 시대에 맞는 스타일로 탈바꿈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이번 <보이체크> 역시 독특한 무대 구성과 연출로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2미터 가량 높이의 플랫폼은 보이체크의 악몽이자 사형대를 상징한다.


플랫폼의 좁고 기다란 연기 공간은 보이체크를 압박하는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연출 토모 쯔카구치는 이 작품에 직접 음악과 무대미술적 아이디어에도 주도하였는데 황량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스타일로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토모즈팩토리의 <보이체크>는 서커스장의 원숭이가 된 보이체크, 의사와 장교 사이에서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는 보이체크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한편, 마음 둘 곳 없는 보이체크를 보살펴 주는 마리의 노래는 점점 불행한 운명을 예고한다. 관객들은 가난과 극한의 노동, 억압과 소외에 떠밀려 광기를 강제 당한 인간 보이체크의 삶, 그 마지막 순간을 목격할 것이다.
 

요절한 천재 작가로 알려진 게오르크 뷔히너는 무대 공연 사상 처음으로 프롤레탈리아 노동자 계층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보이체크>을 유작으로 남겼으며, 이는 미완성본으로 후세에 전해졌다.


실제 형사사건을 극화한 이 작품은 구성적으로 새로운 희곡 기법을 보여주며 표현주의적 드라마의 효시가 되었다. 비록 유쾌하거나 편안한 드라마는 아니지만, 토모즈팩토리의 <보이체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악몽을 한 편의 그림처럼 표현한 연극적 상상력과 은유으로, 이 연극을 두세 번 반복해서 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토모즈팩토리의 2017년 신작! 광기를 강제당한 인간 <보이체크>는5월 11일(목)부터 21일(일)까지 11일간 쉬는 날 없이 공연한다.  

 

 

한은남 기자 enhanok7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