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금원 회장의 주장, 맞는 얘기다 .

가디언이십일 2011. 2. 26. 00:46

발행일: 2011/02/16  서영석 객원 대 기자  

 

강금원 회장의 주장, 맞는 얘기다 .   
  
 
 
안녕하십니까. 서영석입니다. 저도 전해들었다가 오늘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시사인>의 강금원 회장 인터뷰를 보고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자판 앞에 앉았습니다.


아마도 <서프라이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그 인터뷰 중에 바로 아래의 부분이 아닌가 싶어 일단 인용부터 하겠습니다.


기자 = 친노 정당인 국민참여당이 있는데 따로 연구소를 차린 까닭은 무엇인가?


강금원 = 국민참여당이 친노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시민은 친노 아니다. 어떻게 해서 유시민이 친노 핵심으로 분류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안)희정이도, (이)광재도 유시민을 친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었다. 유시민이 어떻게 친노가 된 거냐고 물으니까, 노 대통령이 “유시민은 우리 편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더라. 우리 편은 아니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인정한다고 했다. 재임 중에도,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유시민은 우리와 그 무엇도 상의한 적이 없고 자기 마음대로 갔다. 대통령도 그런 면을 싫어했다. 남을 위해 정치를 해야지 나를 위한 정치는 곤란하다. <중략>
 


여러가지 지엽적인 문제가 없지는 않으나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씀을 드린다면, 저는 강금원 회장의 말에 일단 동의를 합니다. 틀린 말은 절대 아니란 얘깁니다.


강회장이 말하는 '친노'란 노무현 대통령과 매우 밀접한 사적 연관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고 있는듯합니다. 강회장이 언급하고 있는 이광재나 안희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관이나 비서관 등으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입니다. 강 회장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그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역정 속에서 고락과 생사를 같이 했던 분들입니다.


하지만 유시민은 그렇지 않았죠. 유시민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후 보수언론들의 집요한 공세 속에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와중에서,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흔들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노무현을 지키고자 정치판에 뛰어들었던 사람입니다. 정치의 출발점도 노무현 대통령이 몸담았던 민주당이 아니라 개혁당이었습니다.


유시민이 친노로 분류됐던 건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보수언론들의 카테고리 공세 탓이었습니다. 제가 <서프라이즈>를 만들고, 나아가 <데일리 서프라이즈>를 창간하면서 보수언론들이 친노매체라고 레텔을 붙였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물론 유시민은 국회의원과 장관을 거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만, 그렇다고 강금원 회장이나 안희정, 이광재와 같이 처음부터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사람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통상 얘기하는 친노란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그건 강회장이 의미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은 물론이고 저나 평범한 시민들이 보수언론들의 친노 카테고리에 대해 크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어서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걸었던 정치적 지향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사람사는 맛이 나는 세상, 그것을 정치적으로 실현하는데 공감을 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난 지금, 친노란 타이틀을 붙여도 굳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따라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지향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또한 그의 꿈에 동지적 유대감을 느끼는 한 우리 모두는 친노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정의한다면, 저나 서프라이즈의 많은 서프앙들이나, 유시민에 이르기까지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친노라고 하겠으나, 그 의미를 보다 좁혀 강금원 회장이 규정하는 의미에서의 친노라면 유시민도, 저도, 많은 서프앙도 친노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금원 회장의 지적은 따라서 틀린 게 아니며, 당연히 이런 지적에 그렇게 기분 나빠할 이유는 없다고 저는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이후 노무현이란 '항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던 수많은 소행성들은 제각기 갈길을 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에 몸담고 있는 분들도 있고, 국민참여당이 몸담고 있는 분들도 있고, 시민주권이 몸담고 있는 분들도 있고,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더이상 정치는 않겠다며 노무현 재단에서 노 대통령의 유지를 잇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노빠'이기를 부인하고 있는 저 자신도 어쩌면 그 소행성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던 최소한 정치적 견지에서는 노 대통령이 꿈꾸었던 그 정치적 지향점을 실현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싶은 심정이니까요.


이러한 염원들이 모여 '결정적 시기'가 온다면 또 어떤 카테고리 안에서 그 무엇인가를 '함께' 도모할지, 그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유시민이 노무현 자체는 아니란 사실입니다. 노무현이 걸었던 길을 등불 삼아 갈 것은 분명하지만 유시민 앞에 놓여 있는 길은 전인미답의 길입니다. 그에 대한 비판은 눈 앞에 놓여 있는 길의 선택이 잘못 됐을 때 가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유시민이 친노다, 아니다를 두고 논쟁하는 건 어쩌면 유치한 일인지도 모를 것입니다.


첨언) 은 여전히 꾸준하게 나가고 있습니다. 3월초엔 신문과 인터넷 광고도 나갈 것이라는 게 출판사의 전언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책에서 예측했던 몇몇가지 일들은 이미 적중하고 있습니다. ㅋㅋ


첨언2) 가끔씩 받는 질문이어서 차제에 밝힙니다. 저는 서프라이즈의 압도적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이지만,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그럴 것입니다만, 서프라이즈 운영에는 일체 간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저의 지분들을 서프앙들에게 넘겨줄 생각입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서프라이즈는 이미 제 손에서 떠난지 오래입니다. 다만 저도 서프앙의 한 사람으로서, 글을 올리는 일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