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병윤 회장] 경기 회복은 투자에 달렸다

가디언이십일 2010. 7. 15. 01:47
[박병윤 회장] 경기 회복은 투자에 달렸다 .
 
                                                                                       날짜 : 2010-07-14  10:21
                                                               
                  
지금 우리 정부 당국자는 하반기 경제 운용방향에 대해 고민이 깊은 것 같습니다. 경기바닥 논쟁이 무성하지만 판단이 어려워 팽창적인 정책기조를 섣불리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근의 경기 봄바람은 재정 지출에 힘입은 일부 아랫목 부문과 자산계급에 국한되어 있을 뿐 대부분의 윗목은 냉골인 상태입니다. 계속되는 금융, 기업 구조조정과 민간 투자 및 소비부진은 지난 달 일자리 감소 규모가 20만개를 넘어선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또한 하반기 재정 투입에 여력이 빡빡하다는 점, 대량 실업을 막은 단기 일자리 사업의 기간이 오는 9월에서 10월에 끝난다는 점 그리고 국가 채무 급증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도 경제 정책의 운신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 까지 내 놓을 정부의 하반기 정책방향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고 7월 말에 다시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해도 빈부 격차 확대 등 위기 이후에 복병으로 떠오를 문제는 지금부터 잘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다시 경기 하락을 막고 회복세를 이어가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민간 부문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 관건은 기업의 투자 활성화입니다.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로 투자의 파급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투자가 이루어져야 고용이 늘어나고 소득과 소비가 증대해 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기업의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정부가 국민들의 혈세로 확충된 재정을 통해 기업의 부도와 파산을 막아주었는데 기업의 역할이 미진하다며 투자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천명하며 재계가 그토록 목말라 하던 출자총액 제한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세금도 낮췄습니다. 그래서 재벌과 부자들을 위한 정부라고 까지 비판 받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으로서는 흡족한 수준은 아닐지 몰라도 정부로서는 할 만큼 한 셈이 됩니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재계는 그동안 여러 차례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번번이 말로 끝났습니다. 투자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10대 그룹 상장사들의 내부 유보율은 거의 1000%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뚤어 투자를 끌어내는 것은 물론 옳은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 기피는 한번 짚고 넘어갈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경제 회생을 위해 지금 투자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투자 기피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 북 핵 리스크, 정국과 사회 불안 등 불확실성의 안개가 아직도 자욱한데, 선뜻 투자에 나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상황이 어려워 모두가 움츠리고 있을 때, 투자를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 한 기업이 위기 이후 훨씬 강해진 사례가 한 둘이 아닙니다. 투자는 성장 동력의 확충이라는 점에서 기업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기업 들이 투자에 보다 적극 나서주는 것이 범국민적인 바램이기도 합니다.


한편 지난 번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추어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인 JP 모건이 우리나라 녹색 사업에 일조원이 넘는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JP 모건은 최소 1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녹색 펀드 조성 투자 의향서를 우리 정부와 체결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 새로운 유망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녹색 산업으로 부각된 분야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그리고 LED를 비롯한 신기술 산업입니다.


정부는 이번 JP모건의 투자 결정을 계기로 더 많은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투자 유치 활동을 강화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