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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다가올 수록 조태환선생의 '계영배' 생각나

가디언이십일 2011. 8. 11. 23:51

선거 다가올 수록 조태환선생의 '계영배' 생각나
과유불급의 진리, 정치인에게 필요해  
  
 
 
 
경기도 광주시 실촌읍에서 도강요를 운영하는 조태환(54)선생은 몇해전 3년여의 연구끝에  '계영배(戒盈杯)'의 재현에 성공해 한국도자역사의 계승에 한획을 그은 인물로 손꼽는다.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계영배는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이 있는데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나타내는 진리의 잔이다.


계영배는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는 조선시대 왕실 진상품을 만들던 경기도 광주분원의 도공 우명옥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30년간 조선 왕실도자기의 본고장인 광주에서 청자를 연구해 온 조태환선생은 사실 계영배재현 이전부터 예술작품으로 잘 알려진 도예가인데 국내는 물론 바다건너 일본에서도 주문이 끊이지 않는 예술인으로 더욱 유명하다.  

 

                    경기도 광주의 도강요, 조태환 선생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술잔을 채울 수 있다'는 계영배의 의미에 흠뻑 빠진 조태환선생의 의지와 고집이 없었다면 우리는 신비의 잔 계영배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과유불급의 진리를 보여주는 신념의 잔이 현대 사회에 많은 물음표를 던지는데 이와같이 지혜가 담긴 잔의 재현에 얽힌 과정을 조태환선생으로 부터 전해 들었다.


선생의 말에 따르면 옛 문헌이나 도예 책자에는 계영배의 모양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만 있을 뿐 제조원리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8시간씩 힘들게 도자기를 빚어 계영배 만들기를 수백 차례. 모양은 계영배와 비슷하게 나왔지만 물을 가득 채워도 흘러내리지 않는 등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진전을 보지 못하자 선생은 2007년부터 2년간은 아예 계영배 연구를 접고 다시 작품 도자기에 정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계영배에 대한 미련과 사명감을 떨치지 못한 선생은 2009년 4월 다시 연구에 들어간 끝에 결국 계영배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해를 거듭하며 이제는 완벽한 기능에 아름다운 문양을 더하여 그야말로 작품으로 다가온 계영배.

 

                      기존의 가운데 기둥을 없애고 새롭게 조태환선생이 재현한 신비의 계영배
 


일반 도자기 제조공정보다 갑절이상 시간이 걸리는데다 손도 많이 가지만 조태환선생은 아름다움과 지혜를 전하는 일에 흘리는 땀이 대수냐며 더욱 보급에 힘쓰고 있다.


선생은 "계영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진리를 알게 됐다"며 "선조의 가르침을 전파할 수 있도록 계영배 보급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대선이 한해 앞으로 다가온 이 시기, 각정당 후보 진영에서는 수많은 공약을 남발하고 복지 예산을 삭감한 여당 마저도 더 많은 복지를 들고 나오며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이때 계영배는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진리를 조용히 전한다.


한편 광주의 도예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계영배를 바라보며 정치인들이 떠오른다'고 전하고 이유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넘치도록 주장하는 안타까운 정치행보를 근절하고 계영배를 항시 쳐다보며 부족하지만 알찬 공약으로 국민앞에 다가가는 지혜로운 행보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창곤 기자 oldp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