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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곤의 <인권칼럼> 용감했던 검사들 어디갔나?

가디언이십일 2010. 2. 13. 05:06

                                                                                                          발행일: 2009/06/22  정창곤 기자 

정창곤의 <인권칼럼> 용감했던 검사들 어디갔나?

최근 세종나모여행사 천신일 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다.


검찰에 제법 머리를 쓰는 검사가 없지 않을 진데 전, 노무현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론이라도 회피하기 위해 억지로나마 구속시키는 절차를 밟을지도 모르겠다고 유추해 보았지만 이건 판단 미스다.


지난 5월30일 새벽 대한문 앞 분향소 사태도 국민들의 분노를 사지않고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야당들까지 가세하게 만든 경찰당국도 기대를 저버리긴 마찬가지다.


높으신 어른의 명령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눈치껏 알아서 조치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 기대했던 화합이나 국민장의 평화적인 마무리 등을  못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정말 경찰당국 사람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어서 인지 아니면 또 다른 저의가 있어 고의적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검찰도 이해되진 않긴 매한가지인데 국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를  처리하면서 검찰이 보인 행태는 죽은 권력인  참여정부 관련자들에 대한 처리와 살아있는 권력인 이번 정권의  관련자들에 대한 처리가 확연히 다름을 국민들은 인지할 수 있었다.


더구나 검찰과 언론, 현정부의 합작으로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는 여론이 팽배해져 있는 이 시점에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 된 천신일 회장의 건은 과연 검찰이 자신들이 부르짖는 [성역없는 수사] 그것의 실현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국가권력은 총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정치가 명분으로 정당화 되듯이 국가의 존엄성과 권력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법]으로 바로 설 때 국가의 존립과 존엄성이 인정된다.


지난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검찰의 대화를 중계하며 이런 생각을 가졌다.
"왜 저 양반은 쓸데없는 짓을 해서 또 일을 만들고 계시나?"


당시 방송계 원로인사들로부터 사석에서 ‘노통은 말을 함부로 한다, 대통령의 권위가 서지 않는다.’ 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당시라 답답한 마음이 앞서는 한편 평검사들의 발언들을 들으면서 참 버르장머리들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들도 했는데, ‘검사들의 기개가 참 대단하구나! 이제 우리나라도 비로소 진정한 민주국가란 소리를 들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이전 학창시절 미국채널을 보면서 참 미국국민들이 부러웠던 내용이 있다.
사회자가 당시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Mr, President!"라고 호칭하는 그것이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각하"란 호칭을 사용하던 시절이다.


이 ‘각하’란 호칭은 북한의 ‘수령님’이란 호칭과 별반 다르지 않는 느낌으로 다가오던 때라서 일까?


그런 대단한 시절을 겪어서인지 대통령 면전에서 일개 평검사가 이른바 맞짱을 뜨는 그 모습은 ‘내가 지지하는 대통령에 대한 결례를 범한다.’ 는 그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분노 보다는 ‘시대가 저 양반으로 인해 참 많이 변하겠구나!’ 하는 그런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 그 패기만만하던... 일국의 대통령 앞에서 맞짱을 뜨고 덤비던 그 용감한 검사들은 모두 어디 계신지 궁금하다.


그 검사나리들이 계속 침묵 한다면 어쩌면 일부 국민들이 거리에서 외치는"권력의 X" 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며 또한 검찰의 독립 또한 요원하지 않을까?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면서 봉기된 촛불시위가 1주년이 되었고, 폭력진압으로 빚어진 용산 참사는 다섯달이 지났다. 경찰은 촛불 1주년 집회가 열린 5월 초, 도심 대규모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사흘간 221명을 연행했고 5월 16일 전국노동자대회 때는 457명을 연행했다. mbc도 연행하고 ytn도 연행했으며, 미네르바도 구속했던 검찰과 경찰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되어 한국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 글로벌 시대에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후진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떨어뜨리는 3가지 요인이 폭력시위, 노사분쟁, 북핵문제로 조사된 바 있는데 우리 사회에 여전히 과격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자, 정부는 도심 집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한문 앞 분향소 사태와 서울광장 국민대회 진압건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헌법을 살펴보면 이것은 ‘위헌적 공안정권 같다’란 생각이 든다.


헌법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 11조 부터 21조. 자유권적 기본권, 즉 신체의 자유에서 거주이전, 직업선택, 주거, 사생활, 통신, 양심, 종교, 학문예술, 표현, 집회의 자유까지의 조항들


헌법 제 37조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평등한 교육권과 노동권, 건강권을 가지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헌법은 적시하고 있다.


현 정부와 검경은 헌법을 깔아뭉개도 이만저만 깔아 뭉갠게 아니다. 전체주의 파시즘이 자유권자 개인을 죽이고 언론과 공권력으로 호도하며 짓눌렀다면, 지금 이정권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


민주주의를 압살하며 경정유착을 통해 이루어낸 부의 성채가 그토록 휘황찬란했던가?
무엇이 국가경쟁력이고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
무엇을 위한 공안이며 누구를 위한 위헌인가?


헌법 제 11조에서는 사회적 특권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현 정부가 명시적으로 스스로를 특권계급으로 삼아 어떤 제도나 기구를 창설하지는 않았으나, 교육제도나 세금제도, 기업 지배구조 제도나 재벌금융제도, 미디어 관련제도와 표현-집회 제약 등, 이명박 정권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제도 변형은 특권층의 이해와 딱 맞아 떨어지니, 위헌 스럽기 그지없다.


5%와 95%간의 전쟁, 특권층과 다중간의 전 방위적 전선. 패권정치와 기본권 수호저항세력, 흑백이 갈수록 명확히 구분되는 대립적 대국에서 현 정부와 법수호자인 검경은 어떤 수를 둘 것인가?

 

 


 정창곤 기자 oldp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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