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12/12/06 정창곤 기자
강산병원 도산 위기, 건강보험공단 23억 부당청구 환수 알고보니!
유예된 법 적용, 건보공단도 경찰도 법원마저도 모두 몰랐다.
부산 소재 아름다운 강산병원은 신장이식으로 잘 알려진 전문병원이지만 개원 5년만에 언제 도산할지 모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유예된 의료법 시행규칙 38조를 적용하여 경찰과 법원이 병원을 사기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하자 건강보험공단은 23억원을 환수해 갔으며 해당병원인 강산병원의 홍원장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2천만원 유죄가 선고됐다.
이후 서울행정법원 조차도 그 다음달 공단의 환수처분이 정당했다고 판시해 강산병원은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심각한 명예의 실추를 안아야 했다.
검토하지 않고 제쳐놓은 서류, 황당한 일처리가 거듭되면서 빚어진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국내 지상파 언론도 가세하여 20억이상 환수조치 당한 강산병원을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과연 사건의 진실과 그 전말은 무엇일까?
해당 피해병원인 아름다운 강산병원의 홍수희 원장은 우리나라 신장이식사에 한 획을 그은 권위자로 잘 알려진 장인으로 부터 의술을 전수 받아 의료업계의 기린아이며 항시 병원을 떠나지 않고 환자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환자를 지켜온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인물로 2007년 200병상 규모의 강산병원을 개원했다.
그는 진료와 경영을 분리하여 자신이 원장이긴 하지만 오직 진료에만 전념했는데 지난해 3월 갑작스럽게 경찰 압수수색이 들어왔고 원인은 악의적인 고발이었다.
경찰은 홍원장과 병원 관계자들에게 입원환자 식대 요양급여 중 직영 가산금 사기죄를 적용했다.
강산병원이 식자재 납품업자인 H씨에게 병원 식당을 위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대 직영가산금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건보공단으로 부터 직영가산을 받기 위해 영양사, 조리사를 병원 소속으로 두고, 이들의 급여 및 4대 보험료를 H씨가 운영하는 식자재 납품업체에서 관리해 실질적으로 위탁 운영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경찰은 약제비 요양급여 중 복약지도료·조제료 사기 및 약사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강산병원 근무약사인 C씨의 경우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해 마약류 의약품만 관리한 채 의약품을 조제하지 않았고, 약사 면허가 없는 무자격자들이 실제 조제하면서 공단으로부터 조제료를 지급받았다는 것이 이유다.
그 결과 부산지방법원은 홍원장을 포함한 병원 관계자 3명에게 각각 2천만원을 선고했는데 이후 벌어진 건강보험공단의 환수 처분은 강산병원을 도산 위기로 내몬 것이다.
병원은 이같은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했고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것을 요청했지만 경찰도, 검찰도, 재판부도 이를 외면했다.
홍원장은 "정말 약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 한 명을 채용할 수 있었고, 월, 수, 금요일 주 3일간 출근하면서 실제 조제 업무를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병원은 의사, 약사 모두 약을 조제할 수 있는데 의사의 지시를 받아 조제 보조원이 약포지에 포장하는 게 위법행위냐"면서 "공단이 직영하고 있는 일산병원도 약무보조원이 근무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고 억울해 했다.
취재결과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병원은 1인 이상의 약사를 두되 100병상 이하는 주당 16시간 이상의 시간제 근무 약사를 둘 수 있고, 요양병원은 1인 이상의 약사 또는 한약사를 두고, 200병상 이하는 주당 16시간 이상의 시간제 근무 약사나 한약사를 둬야 한다.
현재 상당수 병원에 약사가 1명 내지 2명 근무하는데, 이런 병원에서 약사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제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업계 모두가 한목소리로 회의적이었다.
주 40시간 근무제, 야간 조제, 연월차, 휴일 및 공휴일까지 감안하면 200병상급 의료기관은 최소 8명의 약사가 근무해야 정상 조제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약사 1명이 연월차를 모두 포기하고 주간, 야간, 휴일, 공휴일까지 모두 출근해 조제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의료계 현실에 비추어 약사정원을 명시한 신설된 의료법시행규칙 38조도 2010년 1월 29일 공표되며 이를 1년간 유예했는데 유예중인 법안인줄 인지하지 못한 경찰, 검찰, 재판부, 그리고 건강보험공단 등이 날치기로 사건을 처리해 버린것이다.
강산병원 측은 식당운영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피력했는데 관계자는 "영양사와 조리사를 직접 채용했고, 월급과 4대 보험료 등을 모두 병원에서 지급했는데 정산 방식만 놓고 위탁이냐, 직영이냐는 따지는 것은 옳지않다"고 반박했다.
강산병원의 이 같은 사연을 알게된 홍원장의 지인들은 세계각처에서 탄원서를 보내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취재차 방문한 지난 일요일, 병원 응급실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는데 급히 내려온 홍원장으로 부터 야간 및 주말 응급실 당직의사는 아르바이트라며 이들의 채용 역시 중소병원 응급의료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홍원장은 "지역 응급환자와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응급실을 운영해 왔다"고 밝히고 "이제 병원이 도산하면 이 지역환자들은 물론 전국, 그리고 해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은 어떻게 될지 가슴이 미어진다"며 눈물로 속내를 털어놨다.
진료중인 강산병원 홍수희 원장과 의료진
그는 "아르바이트 의사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월 2천만원의 적자를 감수하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유지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기 피의자 신분이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국의 젊은 슈바이처로 알려진 홍원장의 실생활을 들여다보면 오전 6시 30분 출근해 병동을 라운딩하고 진료실로 내려와 환자식으로 아침 끼니를 해결한다. 오전 진료후 점심 식사도 환자식이다.
왜냐는 질문에 "환자 식단도 점검해야 하고, 환자가 너무 많다보니 도저히 밖에 나가 먹을 형편이 안된다"고 답했다.
그는 일요일을 빼고 한주내내 외래환자들을 보고 있었다.
병원이 적자이다 보니 모은 재산도 없었는데 9천만원 30평 빌라가 전부다.
홍원장은 말한다. "돈은 못벌더라도 환자들과 밥은 먹을 수 있고 환자들이 보람을 주기에 진료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일년 내내 진료만 하고 살아도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홍원장은 "병원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10원 한푼도 착복한 게 없는데 사기를 쳤다니, 진료시간 틈틈히 혼자 있을 때면 나도 인간인지라 고통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진료를 못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름다운 강산병원 홍원장은 "아무리 그들이 사실을 은폐하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려해도 진실은 드러나는 법이니, 대법원까지 가서라도 기어코 진실을 가리겠다"고 강조했다.
http://www.sisaprime.co.kr/news/1040
정창곤 기자 begabond5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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